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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가은아자개장터, 외식창업 테마파크로 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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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는 지난 12일 가은아자개장터 외식창업 테마파크 개장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개장식에는 신현국 문경시장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지역 주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외식창업 테마파크는 총사업비 18억 원이 투입됐다. 가은아자개장터 내 빈 점포 10곳을 리모델링해 주막 풍의 외관으로 꾸미고, 야외 휴게공간을 조성했다. 개장 기념으로 지난 13일과 14일 열린 흑백요리사 고기깡패 데이비드 리와 함께하는 요리쇼에는 2만여 명이 다녀갔다. 관광지 입장권이나 지역 식당 영수증을 지참하면 약돌제육타코, 깐풍새우, 불고기 피자, 오미자 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받는 이벤트가 마련돼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현재 입점한 점포들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10종을 선보인다. 연탄빵, 떡린느, 약돌돈가스, 맥적구이, 국밥, 소시지, 분식, 국수, 전, 족발 등이 대표 메뉴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1시-오후 8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9시다.신현국 문경시장은 "가은아자개장터를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시장으로 탈바꿈해, 에코월드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9.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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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손길 담긴 청송백자, 추석맞이 특별 이벤트

여행

순백의 청송백자가 추석명절을 맞아, 정성과 품격을 담은 선물로 소비자 곁을 찾는다. 청송군은 오는 10월 10일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료 포장 및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청송백자는 조선 후기 4대 지방요 가운데 하나로, 청송도석을 곱게 빻아 빚어낸 도자기다. 순백의 빛깔과 맑은 울림, 그리고 정갈한 아름다움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 왔다. 모든 제품이 장인의 손길로 빚어지는 전통 핸드메이드 도자기로, 깊은 정성과 품격이 깃들어 있다.이번 행사기간 동안 세트 제품 7종에 보자기 무료 포장 서비스가 제공되며, 25만 원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2만 5천 원 상당의 청송백자 전통 주병 마그넷이 증정된다.보자기 포장 대상은 선문커피잔, 유채고족완, 청채통형머그잔, 반상기, 물잔, 찜기 등 선물용으로 알맞은 7종의 세트 상품이다. 사은품은 구매 금액 25만 원 이상 1회 구매당 1개가 제공된다.(재)청송문화관광재단 윤경희 이사장은 "추석을 맞아 장인의 손길로 빚어진 청송백자가 더욱 뜻깊은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청송백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급 선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9.15 20:37

1분 소요
"국내 정상급 성악가 한자리에" 월드클래스 보이스 in 경산 17일 개최

전시

경산문화관광재단은 17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크로스오버 그룹이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 '월드클래스 보이스 in 경산'을 개최한다.이번 무대에는 2021년 BBC 카디프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은 바리톤 김기훈을 비롯해, 베이스 길병민, 테너 림팍 등이 출연해 관객들에게 풍부한 성량과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2023년 JTBC 팬텀싱어4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크로스오버 그룹 리베란테(LIBERANTE)도 함께 무대에 올라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공연을 펼친다. 그룹명 리베란테는 자유를 뜻하는 liberta와 빛나다를 뜻하는 brillante를 합성한 것으로, 어떤 음악 장르도 자유롭게 소화하고 서로를 빛나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리베란테는 2025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2024 한터 뮤직어워즈, 2023 뉴시스 한류 엑스포 한류문화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재단 관계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로스오버 스타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많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9월 8일 오전 10시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선착순 예약이 가능하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9.15 20:36

1분 소요
왜 그들은 실리콘밸리로 돌아왔나 [실리콘밸리의 사람들]

전문가 칼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가격과 생활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많은 창업자와 기업들이 텍사스 오스틴·플로리다 마이애미, 심지어 해외로까지 본거지를 옮겼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하고, 오라클이 본사를 오스틴으로 옮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하지만 흥미로운 건,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실리콘밸리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 초기 ‘실리콘밸리의 종말’을 예측했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2023년부터 다시 회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격근무 문화가 정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면 네트워킹과 우연한 만남의 가치를 재발견한 것이다.더 놀라운 건 새로운 창업자들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원격근무가 가능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창업자들이 첫 번째 선택지로 실리콘밸리를 꼽는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기준, 전 세계 VC 투자의 약 40%가 여전히 실리콘밸리에 집중되고 있다. 런던·베를린·싱가포르·서울 등 각국 정부가 스타트업 허브를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창업 생태계의 절대강자 지위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있다.도대체 왜일까. 단순히 투자금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자본보다 빠른 ‘투자 의사결정 속도’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의 강점을 '풍부한 자금'이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핵심은 돈의 양이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 속도'에 있다.실리콘밸리에서는 와이콤비네이터(YC,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에서 시작해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 유명 벤처캐피털), 그리고 성장 단계 VC로 이어지는 연계 구조가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각 단계별 투자 결정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YC에서 3개월 프로그램을 마치면 데모데이에서 바로 다음 단계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보여주면 몇 주 안에 시드 라운드(초기 투자)가 성사된다. 심지어 '프리 시드' 단계에서도 24~48시간 안에 투자 결정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한국에서 6개월이나 1년씩 걸리는 투자 유치 과정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다.빠른 피드백 → 빠른 투자 → 빠른 제품화. 이 선순환 구조가 실리콘밸리만의 경쟁력이다.실패 후 재도전이 가능한 유일한 도시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화 중 하나는 '실패에 대한 인식'이다. 여기서는 실패한 창업자가 오히려 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실패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에서는 아직도 창업 실패가 개인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낙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 망했다"는 말이 거의 사회적 매장을 의미하는 것과 달리,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번 실패한 창업자가 두 번째 창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데이터까지 공유되며 실패를 학습 과정으로 여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많은 VC들은 "실패 경험이 없는 창업자보다 실패를 경험한 창업자에게 더 관심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다.이런 문화 덕분에 창업자들이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고, 빠르게 피벗(사업 방향 전환)하거나 아예 새로운 아이디어로 갈아탈 수 있다. 평판(Reputation)이 아닌 실행력(Execution)으로 평가받는 문화가 바로 이것이다.실리콘밸리 창업팀의 구성을 보면 정말 다채롭다. 인도 출신 개발자와 중국 출신 디자이너 그리고 미국 출신 마케터가 한 팀을 이루는 것은 일상적인 풍경이다. 더 흥미로운 건 이들의 전문 분야 조합이다.예를 들어, 딥테크 박사 + 실리콘밸리 디자이너 + MBA 출신 비즈니스 전문가가 만나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이런 다양성은 한국의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팀 구조와는 확연히 다르다.언어, 문화, 산업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만드는 것. 이것이 실리콘밸리에서 계속해서 혁신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창업이 커리어의 정점인 사회 구조한국에서는 아직도 대기업 취업이 안정적인 선택지로 여겨지고, 창업은 '위험한 도박'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이 '가장 빠른 성장 경로'로 여겨진다.실제로 구글· 페이스북·애플 같은 대기업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더 나아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후에는 엔젤 투자자가 되어 다음 세대 창업자들을 돕는 선순환이 이뤄진다.이런 구조에서는 창업이 리스크가 아니라 커리어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 자체가 다음 기회로 이어지는 자산이 되는 것이다.실리콘밸리가 단순한 '창업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선 이유는 성공 이후의 구조까지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외부 혁신을 내부로 도입하는 전략) → 스타트업과의 PoC(개념 증명 프로젝트) → 실제 매출 발생 → 전략적 투자 → 인수 또는 상장 → 창업자의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진다. 이 완벽한 순환 구조가 ▲팔란티어(Palantir, 빅데이터 분석 기업) ▲피그마(Figma, 협업 디자인 툴) ▲인스타카트(Instacart, 생필품 배송 서비스) ▲ 노션(Notion, 협업 워크스페이스) 등의 수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이 구조에서 핵심은 기회 → 실적 → 투자 → 엑싯 → 재투자의 선순환이다. 각 단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한 단계에서의 성공이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반면 한국은 정부와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은 활발하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고 엑싯 사례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파트너십 체결 발표는 많지만, 실질적인 성과와 순환 구조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다.왜 여전히 실리콘밸리인가?실리콘밸리의 진짜 경쟁력은 ▲빠른 실험 환경 ▲다양한 인재 풀 ▲구조적 재도전 가능성 그리고 ▲완성된 오픈이노베이션 순환 구조에 있다. 단순히 창업하기 쉬운 곳이 아니라, 창업 이후의 모든 여정이 설계되어 있는 곳이다.물론 다른 도시들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런던의 핀테크는 유럽 금융 규제의 허브 역할을 하며 독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베를린의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진출의 관문 역할을, 서울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최근에는 K-뷰티와 웹툰 분야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텔아비브는 사이버보안과 군사기술 분야에서, 토론토는 AI 연구 분야에서 각각 특화된 생태계를 구축했다.하지만 종합적인 창업 생태계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도 실리콘밸리를 넘어서는 곳은 없다. 창업은 어디서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 확률이 높은 곳은 아직도 실리콘밸리다.

2025.09.15 11:23

4분 소요
창업 실패에 관심이 필요한 시기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데이타베이스 기업 더브이씨 조사에 의하면, 2022년부터 폐업하는 스타트업들이 매해 증가하고 있다.33.8%. 2022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의 혁신창업생태계 대시보드’가 신생 기업 5년 생존율로 제시한 수치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 수치를 무의미한 명목 생존율로 받아들인다. 전문가들은 운영을 중단했지만 폐업 신고를 안 한 스타트업과 오랫동안 자본 잠식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 스타트업들을 제외하면 실제 생존율은 33.8%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스타트업에게 실패는 낯설지 않다. 스타트업은 급진적인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작은 시장을 파고든다. 본질적으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한다. 소수 스타트업만이 성공이라는 열매를 맺고 대부분 창업자들은 실패로 끝난다. 이런 측면에서 실패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주제일 것이다. 실패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처럼 창업 실패는 흔한 주제이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이는 성공과 같은 긍정적인 성과에 유난히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창업 실패가 새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산발적이긴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관련 영역에서는 창업 실패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창업자들은 실패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 필자는 창업자들이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겪은 애로 사항을 듣고 이를 이야기로 옮기는 일을 지난 몇 년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창업 실패를 둘러싼 그들의 시선이 변하는 것을 부쩍 느낀다. 그들은 “보통 관계자들은 창업 성공 이전에 겪은 여러 번의 쓰라린 실패나 회사를 운영하며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지만, 저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실패와 재도전의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싶다”라며,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창업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 한 창업 재단이 창업자들을 초대해서 그들의 실패담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 초대된 창업자들은 실패의 시간을 반추하면서 실패를 피하는 그들만의 노하우와 조언을 들려주었다. 행사가 축제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던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필자는 행사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실패의 가치를 공동체의 자산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스타트업 생태계를 돕는 조력자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창업 실패를 해석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 혹한기가 절정에 달했던 작년 초. 법무법인 미션은 창업 여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조망한 세미나 ‘스타트업, 뜨거운 안녕’을 열었다. 세미나에는 창업자·투자자·정책 입안자 등 생태계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세미나는 스타트업의 파산과 창업자의 개인 회생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었다. 이는 기존 창업 행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주제였다. 사실 실패는 창업에서 가장 흔한 결과이기에 해당 법률 정보는 창업자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창업 실패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하는 세미나에 참석자들이 방문해 줄까 하는 우려와 달리, 세미나는 성황리에 끝났다. 적지 않은 참석자들은 세미나에 대한 만족감과 더불어 이런 자리가 왜 더 일찍 마련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과거 기업의 성공 전략에 집중했던 학계 역시 실패의 가치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최근 창업 실패를 주제로 한 논문과 서적들이 하나둘 출간되고 있다. 2021년 개소한 KAIST 실패연구소는 실패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담긴 정기 간행물을 발간하고 대중에게 열린 행사를 개최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창업 선도국, 창업자 실패 생태계 자산으로 내재화 중 창업 선도국들은 창업자들의 실패를 포용하고 그것을 생태계의 자산으로 내재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된 페일콘(FailCon)은 창업자와 관계자들이 모여 실패를 이야기하고 교훈을 공유하는 콘퍼런스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글로벌 스타트업은 실패를 혁신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슈퍼셀(Supercell)은 프로젝트에 실패한 팀에게 그동안의 노력과 기여를 인정하는 실패 축하 파티를 열어 준다. 국내 금융 스타트업 토스는 프로젝트의 실패를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하지 않고 과정을 낱낱이 기록해 사내에 공유한다. 이는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혁신의 토대로 활용하기 위한 활동이다.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성공을 거둔 소수 창업자와 스타트업에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는 분명 여러 장점이 있다. 인상적인 창업 성공 스토리는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더불어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와 같은 상징적인 창업자들은 수많은 후배 창업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대다수 창업자는 실패를 경험한다. 이것이 창업 실패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같은 이유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연쇄 창업자들은 창업 실패에 인색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자세에 변화를 바란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 실패를 매몰 비용이 아닌 유익한 교훈이 가득한 자산으로 바라보고 내재화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25.09.15 11:23

4분 소요
“구글, 반독점 소송서 최악은 피했다”...빅테크 둘러싼 국제 갈등은 여전 [한세희 테크&라이프]

산업 일반

구글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구글이 가진 온라인 검색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해소하기 위해 크롬 브라우저를 매각할 필요까진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미국 법무부와 소송에서 온라인 검색 시장 독점 사업자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구글의 독점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당초 법무부가 법원에 제시한 안은 구글이 만든 브라우저 크롬 매각을 비롯해,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검색 우대 금지 ▲사용자 검색 데이터 외부 제공 ▲기본 검색 엔진 탑재 거래 금지 ▲검색 광고 노출 순위 투명성 제고 ▲유튜브, 제미나이 등 다른 구글 서비스 우대 금지 ▲다른 브라우저 출시나 투자 금지 등이었다. 이런 조치로도 독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 매각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 입장이었다. 크롬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를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주소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바로 구글 검색으로 이어진다. 브라우저를 통해 수집한 사용자 행태 정보는 구글 검색과 광고를 개선하는 밑바탕이 된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깊은 해자를 구글에 만들어줬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조차 이런 격차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검색 서비스 ‘빙’이 구글만큼 좋아지기 어렵다”고 법정에서 증언할 정도였다. 크롬 매각 여부는 이번 판결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크롬을 매각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면, 구글의 검색 생태계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을 터다. 오픈AI나 퍼플렉시티 같은 AI 기업들은 크롬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9월초 미국 워싱턴DC. 법원에서 나온 판결은 구글의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주는 내용이었다. 작년 말 구글에게 ‘독점 사업자’라는 판결을 내린 같은 판사가 후속 조치인 규제 해소 방안에 대해선 구글 입장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구글이 크롬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또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주요 파트너 기업들과 검색 엔진 탑재 관련 금전적 계약도 맺을 수 있다고 결정했다. 독점 소송 당시 구글이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모바일 브라우저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선탑재되기 위해 거액을 지불한 것이 논란이 됐다. 재판 과정에서 구글이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 주소창의 기본 검색 엔진 자리를 사는데 2022년 한 해에만 200억달러(약 27조 50000억원)를 지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애플 영업이익의 17.5%, 구글 매출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독점 해소책의 일환으로 이 같은 거래는 금지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판사는 이 역시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독점적 기본 검색 엔진 채택을 전제로 한 거래는 하지 못한다. 한편으로, 법원은 구글이 검색과 관련된 데이터를 다른 기업과 공유하도록 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그간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앞서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법원은 정부가 제기한 급진적 방안들은 대부분 배제하고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한 셈이다. 기업 분할이 시장 경쟁을 회복하는데 필수적 조치임을 법무부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법원은 보았다. 또 크롬이 매각되면 제품 품질과 소비자 후생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구글이 검색 엔진 탑재 관련 금전 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 역시 휴대폰이나 브라우저 기업들에게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운영하는 모질라재단은 운영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구글과의 계약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광고 시장도 독점 사업자하지만 구글의 시련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구글은 검색과 별개로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기 원하는 광고주와 광고를 싣고자 하는 매체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온라인 광고 기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가 언론사 웹페이지나 커뮤니티 등에서 보는 온라인 광고는 대부분 구글의 이 광고 거래소 기술에 의존한다. 이 사업은 지난 2분기 구글 매출의 10% 정도인 7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4월 미국 연방 법원은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 사업자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구글이 광고 사업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안을 들고 나왔다. 이어 9월 초엔 유럽연합(EU)이 “구글이 온라인 광고 기술 분야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29억5000만유로의 벌금을 물렸다. 약 4조8000억원의 엄청난 규모다. 이는 EU 역사상 두번째로 큰 반독점 관련 벌금이다. 온라인 광고 사업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흥미로운 점은 미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는 차별적이다. 불공정한 처벌을 무효화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시작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행동에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는 조항이다. 물고 물리는 디지털 국제관계학국내에서도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 사업자라 규정했지만, 외국에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반면 EU는 미국과의 관세 협정을 앞둔 민감한 시기였음에도 구글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며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디지털 플랫폼이 단순한 온라인 서비스를 넘어 사회 인프라와 안보 문제가 되어 가는 현실에서 똘똘한 IT 기업을 키우지 못한 유럽의 고민이 묻어난다. 디지털 플랫폼 시장을 두고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 유럽과 중국이 서로 물고 물리며 경쟁하고 견제하는 양상이다. AI의 발달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구도를 더욱 혼란하게 한다. 구글이 크롬 매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생성형 AI 발달에 힘입어 기존의 검색 시장이 흔들릴 것이란 예측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숨가쁘게 변하는 기술과 물고 물리는 국제 사회의 상호 견제로 세상이 어지럽다. 남들이 넘보지 못한 차별화된 기술과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한 자세, 이를 뒷받침할 정책 역량이 모두 필요한 시기다.

2025.09.14 14:03

4분 소요
K브랜드에 기회의 땅 ‘동남아시아’는 더 이상 없다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전문가 칼럼

젊음은 언제나 시장의 변화를 이끈다. 동남아시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라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산업과 소비 구조를 재편하는 거대한 동력이다. 특히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는 태어나면서부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들은 제품 검색부터 구매와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해결하며, 브랜드 선택 기준에서도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정체성, 가치, 경험을 요구한다.동남아시아는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기에 가장 역동적인 무대다. 약 6억 7천만 명에 달하는 아세안(ASEAN) 인구 중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이며, 동남아시아의 대부분 국가는 젊은 노동력과 신흥 중산층 소비층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이 거대한 Z세대 집단은 한국의 K-뷰티·K-콘텐츠·K-푸드 등 K-브랜드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한다.Z세대 소비 패턴의 여러모로 다르다. 첫째, 디지털 중심성이다. 동남아 Z세대의 70%는 제품 탐색과 구매를 소셜 미디어에서 시작한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는 Z세대의 90% 이상이 유튜브 정보를 기반으로 구매를 결정한다는 조사도 있다. 구글·틱톡·인스타그램은 사실상 쇼핑의 출발점이 되었고, 인플루언서의 추천 한마디가 소비 흐름을 바꾼다.둘째, 가성비와 감성의 공존이다.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라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태국과 베트남에서 K-뷰티 제품이 단순한 화장품을 넘어 자기표현의 도구로 소비되는 이유다. 특정 아이돌이 사용하는 립스틱, K-드라마 속 의상은 곧바로 Z세대의 위시리스트에 오른다.셋째, 가치소비의 확산이다.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민감한 이 세대는 친환경, 공정거래, 비건·할랄 인증 등을 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단순한 디자인이나 기능을 넘어 ‘이 브랜드가 내 가치관과 맞는가?’가 소비의 최종 판단을 좌우한다.K-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 갖춰야한국 브랜드는 이미 강력한 문화적 자산을 지니고 있다. BTS와 블랙핑크 같은 K-팝 아티스트는 동남아 전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협업하는 브랜드는 곧바로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 점유율은 22%에 달하며, 인도네시아 15~25세 여성의 62%가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다.또한 K-드라마와 예능이 넷플릭스·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한국 브랜드는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문화적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한국 화장품은 피부를 관리하는 도구를 넘어, 드라마 속 주인공의 삶을 경험하는 수단으로 소비된다. 이는 Z세대의 경험 중심 소비 흐름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동남아 로컬 브랜드는 K-브랜드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와르다’(Wardah)는 할랄·비건 인증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태국의 로컬 스낵 브랜드들도 Z세대의 기호와 문화를 반영해 K-푸드와 정면 경쟁한다.중국 브랜드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틱톡샵,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플랫폼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Z세대 소비자를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빠른 트렌드 복제전략으로 K-뷰티나 K-패션의 인기 제품을 즉각 모방하며 시장을 잠식한다.이런 환경에서 K-브랜드가 과거의 문화적 인기에만 기대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K-브랜드가 선택해야 할 세 가지 전략첫째, 콘텐츠와 브랜드의 통합이다. K-콘텐츠는 여전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문화적 자산이다. 브랜드가 이러한 콘텐츠와 결합할 경우, 제품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문화적 경험과 동일시되는 상징적 가치를 얻는다. 이는 가격 경쟁을 회피하고, Z세대의 정체성 소비와 직접 연결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둘째, 가치소비에 부합하는 ESG 실천이 있어야 한다. Z세대의 소비 결정에는 환경적·사회적 요인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 비건·할랄 인증 제품,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 캠페인은 브랜드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 체계를 제시한다. 이러한 ESG 기반 접근은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뿐 아니라 장기적 신뢰 구축에도 기여한다.셋째, 옴니채널 경험의 제도화이다.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은 단순한 판촉 공간이 아니라, Z세대가 스스로 브랜드를 증폭시키는 플랫폼이 된다. 이들은 SNS를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이는 곧바로 브랜드 충성도로 환원된다. 따라서 옴니채널 전략은 단순한 판매 채널 다변화가 아니라, Z세대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생태계 구축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동남아시아 Z세대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그들은 트렌드를 창조하고 확산시키는 참여형 소비자(prosumer)다. 이들을 사로잡는 것은 가격 경쟁이 아니라 정체성과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다.K-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K-팝과 K-드라마의 문화적 자산에 ESG와 디지털 경험을 결합해, 단순 제품을 넘어선 경험의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승부는 결국 누가 Z세대를 더 빠르게, 더 깊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세계에서 가장 젊은 소비 시장인 동남아시아. 한국 기업이 문화적 매력과 지속가능한 가치를 결합한 전략으로 대응한다면, 이 시장은 앞으로도 K-브랜드의 기회의 땅으로 남을 것이다.

2025.09.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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