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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살리고 관세는 미궁"…미·중 무역전쟁 '휴전선' 위 합의

국제 경제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데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틱톡을 미국이 통제하는 지배 구조로 재편하는 프레임워크가 마련되면서 당장 강제 금지 위기는 피했지만, 관세와 수출통제 같은 핵심 현안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젊은 세대가 구해내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며 협상 성과를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프레임워크는 틱톡을 미국 소유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최종 확정은 오는 19일 예정된 미·중 정상 간 통화 이후로 미뤄졌다. 중국 측 역시 "기본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확인했다.틱톡은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등 안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은 지난해 '틱톡 금지법'을 제정하며 매각을 압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젊은층 반발을 고려해 시행을 유예하고 협상을 이어왔다. 이번 합의에는 중국이 지배적 지분 매각에 동의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오라클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다만, 무역 갈등의 핵심인 관세 문제는 교착 상태다. 양국은 5월 제네바 회담에서 상호 115%p씩 관세 인하에 합의했으나, 유예 기한이 오는 11월 종료된다. 미국은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중국은 대중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이날 협상에서는 자금 세탁 방지 협력, 엔비디아 조사 문제,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 등도 논의됐으나 관세와 수출통제에 대한 실질적 진전은 부족했다. 미·중 양국이 틱톡 문제를 계기로 일정 부분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무역전쟁의 근본적 해소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025.09.16 08:30

2분 소요
구글, 시총 3조 달러 돌파…엔비디아·MS·애플 뒤이은 4번째

국제 경제

구글이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종가 기준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네 번째 '3조 달러 클럽'에 합류했다.이날 뉴욕 증시에서 구글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4.30% 오른 25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주가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로, 시총(3조400억 달러)은 3조 달러선을 넘어섰다. 구글의 시장 가치가 3조 달러를 넘은 것은 2004년 상장 이후 21년 만이다.이로써 구글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3조 달러 돌파순)에 이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시총이 3조 달러를 넘어선 네 번째 기업이 됐다.주가는 올해 30% 이상 상승했고, 지난 4월 저점 대비로는 70% 이상 급등했다.구글이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하는 데 가장 큰 호재가 된 것은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의 반독점 소송과 관련한 미국 법원의 판결이었다.지난해 법원이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불법 독점적 지위를 가졌다고 판결하면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 브라우저 크롬 매각 등을 요구했다.그러나 지난 2일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가 요구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이에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검색과 모바일 생태계에서 독점 논란을 받아온 구글에 큰 호재가 됐다.이번 판결로 구글이 경쟁사들과 데이터 일부를 공유해야 하지만, 크롬이나 안드로이드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구글의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크게 덜어냈다.실제 지난 2일 법원 판결 이후 주가는 이날까지 약 20% 상승했다.여기에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2%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것도 효과를 봤다. 이는 자체 개발 칩과 제미나이 AI 모델에 대한 투자가 효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스톡 트레이더 네트워크의 수석 전략가 데니스 딕은 "구글이 여전히 검색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유튜브와 웨이모, 기타 다양한 제품과 기능 개발을 통해 이제 단순히 검색 회사가 아니라 여러 분야로 진출하는 기업으로 투자자들이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씨티그룹 분석가 론 조시는 이날 "제미나이 AI 모델의 활용 확대와 함께 광고 및 클라우드 사업 전반에서 제품 개발 주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구글의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이어 "비교적 건강한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법적·규제적 과제에 대한 명확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검색 사업이 경쟁에 직면해 있음에도 자사 제품군 전반에서 더 나은 실행력을 보이며, 수요 증가와 수익성 개선을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구글의 이날 주가 상승폭은 미중 무역협상이 "매우 잘 됐다"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평가로 주요 대형 기술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상승 마감한 가운데서도 두드러졌다.시총 2위 MS와 애플, 아마존, 메타 등이 모두 1%대 올랐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3.56% 올랐다.다만, 시총 1위 엔비디아 주가는 0.04%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중국 당국이 엔비디아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추가 조사를 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엔비디아의 시총은 4조3270억 달러로, 구글 시총보다 40% 이상 더 크다.

2025.09.16 07:28

3분 소요
북한 해킹조직, 챗GPT로 군사 신분증 위조 정황

경제일반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해 한국 군사 신분증 위조본을 만들어낸 정황이 드러났다. 딥페이크 신분증을 이용한 피싱 공격 과정에서 AI가 적극 활용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이버 보안업체 지니언스는 1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해킹 그룹 ‘김수키(Kimsuky)’가 한국 군사 신분증을 위조한 뒤 이를 이메일 공격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공격자는 실제 사진 대신 악성코드 링크를 삽입해 수신자의 기기에서 데이터를 탈취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피싱 대상에는 한국의 언론인, 연구자, 북한 인권 활동가 등이 포함됐다. 이메일은 한국 군 관련 주소처럼 보이는 도메인을 사용해 신뢰도를 높이려 했다. 피해 규모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지니언스는 실험 과정에서 챗GPT가 직접 신분증 이미지를 생성해달라는 요청은 거부했지만, 프롬프트(질의 문구)를 변형하자 이를 회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종현 지니언스 이사는 “공격자는 AI를 공격 시나리오 설계, 악성코드 개발, 위장 신분 생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북한 해킹 그룹의 AI 활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 보안업체 앤트로픽은 지난 8월 북한 해커들이 AI 코딩 툴을 사용해 미국 대기업에 원격 근무자로 위장 취업한 사례를 공개했다. 이들은 가짜 이력서와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신분을 꾸며내고 실제 기술 업무까지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국토안보부는 김수키를 '북한 정권으로부터 전 세계 정보 수집 임무를 부여받은 단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사이버 공격과 가상자산 탈취, IT 외주 인력을 활용해 외화 수익을 올리고 이를 핵무기 개발과 제재 회피에 이용한다고 보고 있다.

2025.09.15 18:00

2분 소요
"틱톡, 미국에 팔라" 했던 트럼프, 매각 시한 또 연장할 듯

IT 일반

미국 정부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넘기라고 결정한 가운데, 매각 시한이 또 다시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 미 연방 의회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가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틱톡을 사용하는 미국인은 1억7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당초 매각 시한은 올해 1월 19일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한을 3차례 연장하면서 이달 17일까지로 늦춰졌다.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시한은 또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미국과 중국이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해 틱톡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지만 17일 이전에 합의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허리펑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마드리드에 있는 스페인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이번 미중 무역 회담에서는 틱톡 문제가 공식 의제로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 매각 시한 추가 연장을 위한 정치적 명분을 제공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틱톡을 살 미국 구매자들이 있다면서 매각 시한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2025.09.15 16:30

1분 소요
찰리 커크 암살범, '男→女트랜스젠더'와 연인·동거…'암살 동기'일까

국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운동에 앞장선 청년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 용의자가 트랜스젠더인 연인과 동거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암살 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ABC·NBC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건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 유타 주지사 스펜서 콕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의 동거인이 트랜스젠더라고 밝혔다.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의) 룸메이트는 연인 관계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중인 인물"이라며 "그는 수사 과정에서 매우 협조적이었으며, 이번 일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로빈슨이 커크의 반(反)트랜스젠더 견해를 이유로 그를 암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당국은 로빈슨의 범행 동기가 이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현재까지 "당국에 자백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로빈슨은 지난 10일 낮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터닝포인트 USA'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이 단체 대표 커크를 총격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09.15 15:15

1분 소요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강남 애들이 먹는대요"…오남용 급증

의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불리며 청소년 사이에서 처방량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이 약은 식욕감소, 불면, 틱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비례대표) 의원이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만 19세 이하 환자에게 처방된 ADHD 치료제는 총 335만9226건에 달했다.작년 한 해에만 136만7730건이 처방됐는데, 1년 전(112만2298건)과 비교해 21.9% 증가한 것이다.ADHD는 과잉행동, 주의 집중 어려움, 충동적 행동 등이 특징인 발달 장애다.ADHD 치료제는 본래 치료 목적이지만 일각에서는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약'으로 소문이 퍼지며 오남용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송파구, 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 등 이른바 학군지에서 10대 처방량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구는 전국에서 청소년 ADHD 치료제 처방량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ADHD 치료제 처방이 급증하면서 대표적인 제품인 콘서타는 공급부족 사태를 겪기도 했다.ADHD약에 대해 3년간 보고된 부작용은 총 278건이다.이 가운데 연령 정보가 확인된 83건 중 19세 미만 환자의 사례는 47건(56.6%)으로 과반을 차지했다.주요 부작용은 식욕감소(49건), 불면(30건), 구토·구역(21건), 두근거림(12건), 틱(7건), 자극 과민(7건), 두통(5건), 어지러움(5건) 등이다.지역별로는 지난해 기준 경기(35만265건), 서울(33만8746건), 인천(6만1563건)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부산(16만4980건), 대구(8만6737건), 광주(5만2296건), 경남(4만4966건), 대전(4만3천625건) 등이 뒤를 이었다.서 의원은 "ADHD 치료제의 집중력 향상 효과가 알려지면서 일반 청소년 사이에서도 수요가 늘어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안전한 처방을 위한 약물 관리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ADHD약의 오남용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미국 스탠퍼드 의대 야이르 배넷 교수팀은 미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미국에서 미취학 어린이들에게 ADHD약을 너무 일찍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배넷 교수는 "4~5세 아이들에게 ADHD 치료제가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부작용 때문에 많은 가족이 약물 치료의 이점보다 해로움이 더 크다고 판단해 치료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ADHD에 널리 처방되는 자극제 계열 약물은 어릴수록 많은 부작용 위험이 있고 약물이 체내에서 분해되면 효과도 사라진다"며 "약물 처방 전에 먼저 6개월간 행동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2025.09.15 14:22

2분 소요
동남아 무대는 교두보…글로벌 야심 키우는 인터넷은행

은행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인터넷은행에 대해 더 많은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면서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영업을 넘어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글로벌 시장 확대에 특히 공을 들이는 곳 중 하나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한국계 은행이 태국 시장에 재진출한 것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계 은행이 태국에서 철수한 이후 25년 만이다. 태국 재무부는 카카오뱅크와 태국 금융지주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6월 19일 공식 발표했다.카카오뱅크는 태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K-금융의 세계화에도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가 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23년이다. CBX 컨소시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진행했다. 이듬해 중국의 위뱅크(Webank)를 기술파트너로 받아들이면서 가상은행 인프라 설계와 기술 역량 강화 작업을 했다.이들 컨소시엄은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월렛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태국 정부는 현금지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결제 기반을 강화하는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중심의 금융업 사업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태국 인구의 상당수가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소외돼 있다는 점도 향후 금융업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해석됐다. 태국 중앙은행(BO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태국 전체 성인 인구의 약 18%는 무접속(unbanked), 45%는 저지출형 계층(underbanked)으로 분류된다.BOT는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금융 허브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023년 무렵부터 가상은행 설립을 추진했다. 태국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같은 한국의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형태의 은행이다.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은 올해 3분기 중 설립할 예정이다.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서비스 기획과 모바일 앱 등 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며, 향후 설립될 가상은행의 2대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당시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과 관련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자,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한국계 은행과 기업의 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인도네시아도 카카오뱅크의 또 다른 무대다. 지난해 6월에는 카카오뱅크가 처음으로 해외투자를 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공식 출범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앱 ‘그랩’과 현지 최대 미디어 기업인 ‘엠텍’ ‘싱가포르텔레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상품과 서비스 기획, 개발 과정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슈퍼뱅크는 출범 1년만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슈퍼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200억 루피아(약 2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수준이다. 6월 기준 대출잔액은 8조3500억 루피아(약 7100억원)로 1년 전보다 120% 넘게 불었고 예금잔액은 8조4300억 루피아(약 7200억원)로 750% 증가했다. 총자산은 1년 전보다 120% 늘어난 15조 루피아(약 1조2750억원)로 집계됐다. 순이자이익은 6700억 루피아(약 570억원)로 전년 대비 240%, 순이자마진(NIM)은 10.2%로 2.1%포인트 개선됐다.티고르 M.시아한 슈퍼뱅크 대표는 “출범 1년 만에 수익을 내고 4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것은 놀라운 성과”라며 “디지털 혁신을 통해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했으며 빠른 고객 성장과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다음 단계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서 디지털금융 재설계 노리는 토스뱅크토스뱅크도 글로벌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4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개척, 액티브 시니어 공략, 주택담보대출 출시 계획 등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이었다. 동남아시아 지역 등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영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선진국까지 진출 후보군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금융의 재설계를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이은미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선진국은 금융 시스템은 갖춰져 있으나 고객 경험은 여전히 디지털화되지 않았다”며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 은행들이 먼저 협업을 제안하고 있고,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토스뱅크는 지분 투자, 조인트벤처(JV) 등 다양한 형태로 진출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현지 규제와 고객 특성에 최적화된 해외 금융 모델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홍콩상하이은행(HSBC), 도이치뱅크 같은 글로벌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토스뱅크의 무대를 해외로 확대하는데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25.09.15 09:00

4분 소요
치열했던 중국 전승절 참관기,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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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 중국 베이징역을 중심으로 도심 일대엔 삼엄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비해 도심을 통제한 중국 공안 측과 이를 포착하려는 취재진과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기도 했다.김 위원장이 도착한 후 국제사회의 관심은 9월 3일 열린 중국의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쏠렸다. 중국은 이번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 반(反)서방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성대한 열병식을 열고 북·러와 손을 맞잡은 의도는 무엇일까. 베이징 현장에서 전승절의 전후를 살펴보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찾아봤다.밤 지새운 전승절 행사, 시진핑 “굴하지 않을 것”9월 3일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외신 기자 대상으로 3일 오전 2시 45분까지 톈안먼 서쪽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 모이라고 공지했다.행사 당일 일찌감치 오전 1시 30분쯤 프레스센터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전승절 행사 참석 비표와 짐을 살피는 보안 절차가 진행됐다. 미디어센터에서 전승절 행사장까지 가는 과정이 하나의 큰 보안 구역이었다. 중국 측은 사전에 행사 당일 지켜야 할 수칙 20개의 항목을 공지했다. 신분증을 지참하라는 안내 외에도 사전에 승인받지 않은 무선 전자기기나 카메라를 비롯해 식음료·약물·필기도구·악기·자동차 키·드론 등 수많은 항목의 반입이 금지됐다. 실제 현장에서는 립스틱이나 선블럭 같은 작은 화장품을 압수당하는 경우도 발생했다.추가로 몇 차례의 보안 검색과 이동을 거친 후에야 오전 5시 넘어 톈안먼 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5만여석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행사장은 각지에서 모여든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외신 기자들은 대부분 톈안먼 맞은편 오른쪽에 배치됐다.오전 8시 40분쯤 시작된 전승절 기념행사의 가장 큰 이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등장이다. 행사장에 마련된 대형 화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왼쪽, 푸틴 대통령을 오른쪽에 두고 나란히 걸어 톈안먼 망루로 올라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순간이었다.시 주석은 10여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중화민족은 강권에굴하지 않았으며 폭력에 굴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대한 위업을 위해 단결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중·러 연대로 미 견제한 중국, 영향력 과시 전승절 행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방에 대응한 북·중·러 연대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 열병식이 중국의 성장하는 무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미국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러를 끌어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은 잇단 핵 실험 등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문제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평화를 외치고 있는 중국에 골칫거리기도 하다.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35%의 관세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제재 등 미국으로부터 받아야 할 카드도 많다. 이런 가운데 굳이 북·러와 함께 손을 잡으면서 미국을 자극한 저의가 궁금한 것이다.우선 중국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재편에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김 위원장과 조만간 만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러시아를 강력한 우방으로 두면서 브릭스(BRICS), 상하이 협력기구(SCO) 등 다자 협의체를 이끄는 중국은 미국의 간섭이 이러한 연대에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 또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버려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남반구와 신흥 경제국 사이에서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행사에서 세 정상의 두드러진 위치는 미국의 지속적인 압력에서 단결을 보여주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평화에 中 영향력 커져, 실용 외교 시험대 물론 북·중·러가 당장 경제·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할 가능성은 낮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과 따로 만나고, 3자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다. 중국이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북·러와 깊숙이 연대하면 미국 등 서방에 제재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이번 북·중·러 연대를 그냥 한순간의 이벤트로 보고 넘길 순 없다. 특히 한반도에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금 남·북 관계는 가장 최악의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북한은 우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김위원장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한국 측 대표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간단히 악수만 나눴을 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러시아와 밀착하던 북한이 중국과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의미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대외무역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절대적이고 결국 북한이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북·중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면 한반도 비핵화 등 남·북 관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지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면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지는 셈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관세 부과, 한국 기업 단속 등 다양한 압박에 처해 있다. 여기에 북한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실용 외교를 자처하는 우리 정부가 앞으로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09.14 13:00

4분 소요
이럴 수가, KOVO컵 개막 하루 전날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 통보...구단 "황당하다"

국제 이슈

2025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연맹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12일 오후 10시경 남자부 7개 구단에 "KOVO컵 대회에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라고 공지했다. A 단장은 "연맹에서 협조를 얻는다고 하는데, 사실상 통보나 마찬가지"라며 "대회 전날 갑자기 외국인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고 알리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KOVO는 지난달 중순 남녀부 구단 사무국장이 참석한 실무위원회 회의를 열어 외국인 선수 출전 여부를 구단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KOVO 관계자는 "(8월 동아시아선수권과 9월 세계선수권대회로)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의 컵대회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라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뛰어서 경기 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팬들에게도 볼거리를 드리기 위해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KOVO컵은 통산 7~8월에 열리다가 지난해엔 9월에 개최했다. 이에 국제배구연맹(FIVB)으로부터 국제이적동의서(ITC)를 조기에 발급받아 외국인 선수 출전이 가능했다. 다만 올해는 FIVB 세계선수권대회가 8월 말에 막을 올려 ITC 발급이 쉽지 않다. 연맹은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과 동남아시아 리그 이벤트성 대회에서 ITC 발급 없이 뛰는 점을 고려해 컵대회 역시 별도의 ITC 발급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해온 방식이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여긴 것이다. B 구단 관계자는 "세계선수권 일정 탓에 ITC 발급 등의 논란이 예상돼 연맹에 수 차례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가 출전 가능한가'라고 문의했다. 늘 '출전해도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었다"라고 귀띔했다. FIVB의 새로운 지도부는 강경한 입장으로 '규정을 어길 경우 패널티를 주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C 구단 관계자는 "KOVO컵에 맞춰 선수단 훈련을 진행했고 대회를 준비했다. 그런데 개막 전날 출전 불가 통보를 받으니 답답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연맹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는 ITC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출전하지 못한다"라며 "연맹은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프로배구 컵대회는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남자부, 21일부터 28일까지 여자부 경기 순으로 열린다.이형석 기자

2025.09.13 10:29

2분 소요